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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상 탄생 100주년 기념

언론보도

-세계일보 2016.06.06

 

 

“내년 윤이상 탄생 100주년 음악축제, 독일 자택 복원… 유럽 활동 거점으로”

 

“윤이상은 세계적 음악가이면서 자신이 몸 담은 사회와 시대적 소명을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음악가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 존경받아 마땅합니다.”

윤이상평화재단 탁무권(59) 신임 이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작곡가 윤이상(1917~95)이 우리 사회에서 잊혀지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윤이상은 여전히 논란의 인물이다. 민족주의자라는 평가와 친북 인사라는 낙인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윤이상은 1967년 동베를린 간첩단(동백림) 사건으로 사형 선고를 받았다. 동베를린 간첩단 사건은 2007년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 조사를 통해 정권에 의해 과장된 사건으로 밝혀졌다.
 

윤이상평화재단 탁무권 이사장은 “윤이상 선생은 한류의 원조로, 음악을 통해 해외에 한국을 전 세계에 알린 인물”이라고 말했다

 

탁 이사장은 윤이상을 친북 인사의 굴레에 가두는 데 반대했다. 그는 “윤이상은 음악가이기 전에 조선의 피를 가진 사람으로서 민족이 분열된 모습을 힘들어했다”며 “그의 글, 인터뷰를 보면 북한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얘기도 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 이데올로기는 길게 보면 활엽수처럼 계절에 따라 무성하고, 착색되고, 낙엽이 지는 것이지만, 민족은 창공처럼 엄숙하고 영원한 것이다.’ 루이제 린저와의 대담을 엮은 자서전 ‘상처받은 용’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제가 가장 인상 깊게 본 윤이상의 말이기도 합니다.”

 

윤이상평화재단이 설립된 건 2005년 3월 18일. 이후 정권이 바뀌면서 정부 지원과 기업 후원금이 뚝 끊겼다. 독일 베를린에 있는 윤이상하우스의 전기·수도료, 재산세를 몇년째 못낼 정도로 여려웠다. 지난달 이사진을 새로 구성하면서 재건에 힘을 쏟고 있다. 

 

“독일에 국제윤이상협회가 있어요. 북한에 윤이상음악연구소와 윤이상관현악단도 있고요. 우리 재단이 독일, 한국, 북한의 교류에 중심 역할을 해야 하는데 못 하는 게 안타깝습니다.” 

 

재단은 내년에 작곡가 탄생 100주년을 맞아 기념 음악축제를 열 계획이다. 또 윤이상하우스를 복원해 유럽 활동의 거점으로 삼으려 한다. 

중단됐던 국제윤이상작곡상을 살리는 데도 힘쓸 방침이다. 이 상은 윤이상의 후예를 기르기 위해 2007년 신설해 2년마다 시상했다. 그러나 외부 지원이 끊기는 바람에 2011년을 마지막으로 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북한을 방문한 윤이상평화재단 사람들은 두 가지 사안을 구두로 합의했습니다. 탄생 100주년 행사때 비무장지대(DMZ)에서 남북 합동음악제를 열고, 독일 베를린에서 서울까지 릴레이 자전거 타기를 하자는 내용이었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성사 가능성은 작지만 탁 이사장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재단 창립 때부터 합류한 탁 이사장은 “음악을 전공하지도 않고 정치적으로 뛰어난 사람도 아닌 제가 이사장을 맡아 부담스럽다”며 “어려운 때에 못난 아들이 가문을 지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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